하나뿐인 친구 손절해도 될까요.
30대 후반 여자고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라 이제 20년 정도 친구네요.
친구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에 미래지향적이었고 제가 오히려 부정적이고 극 현실주의자에 자존감도 많이 낮았었어요.
학교 졸업 후 저는 가장역할을 해야 했기에 바로 취업했고 친구는 4년제 대학도 가고 또 바로 대학원도 가더라고요.
둘 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친구네가 좀 더 안정적인 것 같았고 저는 한 달 돈 벌어서 한 달 동안 가족에게 다 써야 하는데.
친구는 계속 자기 계발하면서 대학 생활하고 부지런히 아르바이트해서 대학원까지 나와서 취업해서 혼자 독립해 사는 걸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한편에 부러움과 질투가 났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도 그 친구와 멀어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제가 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힘들어할 때도 항상 긍정적으로 다독여줬고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막막하다.
인생 고민할 때도 정말 엄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가 여러 가지 경험해보고 즐겁고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찾을 수 있게끔 도와주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그 친구의 삶 자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도 용기가 많이 났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고 너무 착한 친구예요.
그런데 근래 한 3년 동안 친구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이 겹쳤어요.
연애 문제도 그렇고 사실 친구가 하고 싶어 하는 건 전공과 관련된 일이었는데 취업은 전공을 살려하면 너무 박봉이라 다른 쪽으로 가서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오는 현실적인 괴리감이나 하고 싶은 걸 못한다는 자괴감이 꽤 컸던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그것마저 부럽더라고요 하고 싶은 게 명확하게 있다는 그 자체 가요.
전 정말 왜 사는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사는데..
근데 그게 점점 더 심해지면서 결국에는 우울증이 심하게 왔다며 언젠가부터 상담치료를 받고 상담으로도 나아지지 않아 약도 처방받아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놀랐어요.
이 친구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싶었고 안타까웠는데.
한편으로는 나도 죽지 못해 사는데 나도 상담이나 받아볼까 나도 우울증 아닐까 나도 약 먹으면 좀 나아질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회사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았는데 친구한테 물어봐서 나도 정신과 가면 진단서 끊을 수 있느냐 물어본 적도 있고요 그때 친구가 자세하게 또 제가 상처받지 않게 알려줬던 기억이 나요.
근데 치료받는다고 해서 금방 좋아질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오히려 점점 더 심해져서 어느 날은 친굴 오랜만에 만났는데 손에 웬 파스 같은 걸 붙이고 왔길래 어디 다쳤냐 했더니 말을 돌리더라고요.
그 이후에도 간간히 만나면 손목에 자꾸 뭘 붙이고 오길래 설마설마했는데 ㅈㅎ한 흔적이었어요
너무 놀랐고 친구 부모님 얘기하면서 네가 그럼 안 된다 이게 무슨 짓이냐 아무리 힘들어도 그러면 안된다 했더니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고 하고 나면 조금이라도 숨이 쉬어지고 한동안은 또 버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할 말을 잃었어요.
그러고 나서도 그 친구의 일상에 어떤 사건들이 닥칠 때마다 친구는 ㅈㅎ를 했고 저를 만나서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흉터를 꺼내놓기도 했어요.
가슴이 아팠지만 또 한편으론 너무 신경이 쓰여서 제가 다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혹시나 이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ㅈㅎ로만 그치지 않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공포가 생겼어요
그리고 얼마 전 연락이 안 되기에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이번에는 결국 그동안 모아놨던 약을 한꺼번에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다더라고요.
정말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3일 입원하고 퇴원해서 그 얘길 덤덤히 하며 미안하다 하는데 솔직히 너무 싫었어요.
혐오스럽기까지 하더라고요 뭐 때문인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너무 배신감이 들었어요.
나보다 환경도 더 좋고 학교도 잘 나오고 독립해서 잘 살고 얼굴도 예쁘고 근데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그런 선택까지 해서 주변 사람들 상처 주는지.. 그래서 답장 안 했고 친구도 딱히 연락이 더 오거나 하진 않았어요
서로에게 하나뿐인 20년 친구인데 그동안 서로 가족에게도 말 못 할 고민들 서로 터놓으며 정말 평생 갈 친구라고 여겼는데 이젠 저도 지쳐요.
사람은 결국 언젠가 모두 죽게 되겠지만 친구가 오늘내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살기 싫어요 그래서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걸까요?
1, 한마디로 팔자 편한 애가 네 보기에 하찮은 이유로 목숨 끊으려는게 같잖아서 인연 끊고 싶다는거네? 이딴걸 친구라고 20년을 곁에 뒀네 불쌍하다 니 친구
2, 제가 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힘들어할 때도 항상 긍정적으로 다독여줬고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막막하다 인생 고민할 때도 정말 엄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가 여러 가지 경험해보고 즐겁고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찾을 수 있게끔 도와주기도 했고요 >> 본인이 힘들 땐 친구한테 위로란 위로 다 받았으면서 친구가 죽을 만큼 힘들 때 손절 치려고 하네
3,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항상 본인이 부정적으로 말하고 자존감이 낮아 보이니
쓰니 친구는 쓰니만 위해준다고 본인이 힘들 때 말할 타이밍을 놓쳤거나
정작 자신도 위로받아야 할 시간에 쓰니만 위해줬다고 생각 안 하세요?
저렇게 우울증이 중증이 되는 시간이 일, 이년만에 가능하다 생각해요?
몇 년 동안 곪아서 저렇게 터진 거라고 생각은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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